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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경찰서 해리파출소 김재경 경감 |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파출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조금은 숨이 찬 듯했지만 밝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인사말은 길지 않았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노쇼 사기를 막았습니다.”
그 한마디로 충분했다.
얼마 전 우리 파출소의 동료들이 한 식당을 찾아 최근 반복되고 있는 노쇼 사기 수법을 안내한 적이 있었다. 공공기관을 사칭해 음식을 단체 예약하고 고가의 주류를 주문 후 선입금을 요구하고, 준비비 명목으로 송금을 재촉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당시에는 흔한 예방 안내 중 하나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며칠 뒤 실제로 같은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특정 기관을 언급하며 장어 단체 예약과 양주 주문을 하며 선입금을 요구했다. 업주는 그날 들었던 설명을 떠올렸다.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전화를 끊고 번호를 차단했다.
그리고 의심스러운 그 전화번호를 인근 식당들과 공유했다. 확인해 보니 같은 번호로, 같은 내용의 주문 전화를 받은 가게가 있었다. 자칫하면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송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사람의 경계가 이웃의 피해까지 막아낸 것이다.
고창경찰서는 지자체와 협력해 재난문자 발송 체계를 마련했고, 현재 소상공인 동의를 받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동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할 예정이다.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일과 함께, 현장에서는 순찰 경찰관들이 소상공인을 직접 방문해 반복적으로 예방 안내를 이어가고 있다.
그날의 감사 전화는 같은 동료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한 업소 한 업소를 찾아 같은 설명을 반복하고, 혹시 모를 피해를 염두에 두며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는 일. 눈에 띄는 성과로 남지 않더라도, 그 성실함이 결국 누군가의 평온한 하루를 지켜내는 힘이 된 것이다.
민원인의 고맙다는 한마디는 동료들의 노고를 깊이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그 수고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고창뉴스 박제철기자 jcpark4747@kakao.com
2026.04.30 (목) 00:10












